신학 가이드/기독교강요

기독교강요(초판) 12강 제8계명

이원범 2021. 9. 7. 18:01

 제8계명 

"도둑질하지 말라"

원치 않더라도 우리는 재물과 관련해서 늘 고민하고 갈등을 겪으며 살아갑니다. 늘어나는 이혼, 결혼 기피, 저출산 문제가 괜한 이유로 생겨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혹자는 적은 수입, 곧 어려운 살림살이가 갈등의 원인이라 말합니다. 국가 간 분쟁, 숱하게 일어나는 범죄 사고는 서로 이권을 차지하려는 싸움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어쩌면 재물은 인간 사회에 속한 대부분의 불의, 부조리와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사랑하는 자녀들은 다른 사람에게 속한 것을 어떠한 사술로든지 가로채서는 안 될 것입니다. 물건을 직접 훔치는 것만이 도둑질이 아닙니다. 힘으로 억압하고 권력으로 강탈하는 것도 도둑질입니다. 사기 행위는 말할 것도 없이 도둑질에 속합니다.

해외에 나가면 소매치기류의 도난 사건이 빈번히 일어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덜하지만 그래도 안심할 수준은 아닙니다. 이보다 고도화된 사기 범죄가 꽤 있는 형국이기 때문입니다. 소매치기는 어린애 장난에 불과하고, 거액의 돈과 장래 희망까지 도난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투기도 고도화된 도둑질이나 다름없습니다. 부당이득을 취하고 사기와 같은 수단을 동원한다는 점에서 도둑질과 한통속입니다. 누구는 엄청난 부당이득을 챙기면서 법망을 피해 가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것은 엄연한 범죄이기 때문에 당장은 부를 누리며 편하게 잘 살지라도 나중엔 큰 위기를 당할 것입니다.

도둑질임에도 불구하고 예사로 넘어가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저작물을 저작자의 동의 없이 이용하고 배포하는 행위인데요. 유료로 판매되는 소프트웨어나 각종 문화 콘텐츠들은 엄연히 소유주가 있으며 법적으로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으로 도용하면 법을 어기는 행위이고 율법도 범하는 것이 됩니다. 무형의 것이라 복제가 쉽고 제값을 내자니 돈이 아까워 불법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많은데, 하나님 앞에 범죄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세상 법을 인정하신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국가가 정한 법을 성실히 이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더하여 어리숙한 사람이 교활한 악인에게 속아 해를 당하지 않도록 혹은 손해를 입지 않도록 가능한 도움과 조언을 해주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계명은 명시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우리에게 요구합니다. 명시한 것만 지킨다면 영생을 찾던 부자 청년처럼 율법의 의도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하나님의 의는 우리가 이해하는 것보다 더 넓고 더 깊습니다. 훔치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고, 직간접적으로 남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우리는 조심해야 합니다.

당연하다고 할 얘기지만 코인 투자는 바람직한 투자처가 아닙니다. 돈을 벌고 못 벌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리스도인이면 절대로 손대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만약 코인이 옳은 것이면 도박장도 옳다고 해야겠네요. 남이 보는 손해로 얻는 이익은 그것이 합법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그리스도인이 원하는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