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기독교강요

기독교강요(초판) 28강 주님의 성찬에 관하여

이원범 2021. 11. 7. 18:23

교회의 또 다른 성례는 성찬입니다. 주님께서 마지막 유월절을 보내시며 제정하신 예식입니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그분의 희생을 기억하고 또한 하나 됨을 상기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기 살과 피로 대응되는 빵과 포도주를 제자들에게 나눠 주시며 그것을 먹으라 하셨습니다. 그 음식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먹는 것과 동일한 것이었습니다. 다만 의식적으로 다르게 받아들였을 뿐입니다. 주님을 상징하는 음식을 먹는 것은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들어오심을 상징합니다. 가지가 포도나무 본체에 접붙여지는 것과 동일합니다.

성찬에서 풍족히 먹이시려는 것은 육신이 아닌 영혼입니다. 영혼의 배를 채우려고 신령한 음식을 베푸시는 것입니다. 개신교는 예수님께서 성찬식에 영적으로 임재하신다는 교리를 믿습니다. 가톨릭은 교리상으로 개신교와 다른 길을 걷는데,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화체설입니다. 성찬식 때 성도들이 떡과 포도주를 먹는 순간 그것이 예수님의 살과 피로 변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로선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바울은 성찬을 "주의 죽으심을 그가 오실 때까지 전하는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주의 죽으심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었습니다. 나를 위해 살이 찢기시고 피를 흘리셨습니다. 그 사실을 기억하고 기념해야 합니다. 또 "주의 떡이나 잔을 합당하지 않게 먹고 마시는 자는 주의 몸과 피에 대하여 죄를 짓는 것"이라 하였는데, 여기서 '합당하지 않게'라는 말은 회개하지 않아서 그리스도의 피가 뿌려질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 사람은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피를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잔을 마시니 주님의 피를 더럽히는 것과 같습니다. 따라서 하나님 앞에 죄를 범하는 것이 됩니다.

성찬은 무분별하게 행해서는 안 되고 반드시 회개하여 그리스도의 피를 받을 자격이 있는 성도에게 주어야 합니다. 혹여 성찬을 못 받는다고 해서 크게 상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성찬이 아닌 보통 예배라도 하나님께서 참여한 자에게 은혜를 베푸시기 때문입니다. 더 큰 은혜를 받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회개입니다. 어느 방편을 통해서든 하나님께서는 회개한 만큼 보혈을 뿌려주십니다. 그 피로 인해서 우리가 깨끗해지며 성령께서 충만히 임재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