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성경 강좌

열왕기하 서론

이원범 2021. 12. 18. 10:04

서두에 아하시야가 거짓 신 바알세붑에게 사람을 보내는 장면은 이스라엘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보여줍니다. 특히 북왕국은 하나님을 미워하는 자들처럼 철저히 외면하는 모습입니다. 세상 나라도 그러지 않을 만큼 쿠데타 정권이 난립하며 혼란한 역사를 이었습니다. 온갖 범죄와 우상숭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망조가 들었다고 해야 할 만큼 암담하고 패역한 상황이었습니다.

아하시야로부터 호세아에 이르기까지 북왕국은 꺼져가는 심지였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멸망은 거의 시간문제였습니다. 그래도 택하신 자들을 구원하시기 위해 선지자들을 보내셨습니다. 엘리야, 엘리사 같은 분들은 책을 기록하진 않았지만 위대한 종으로 이름이 높습니다. 그리고 선지서를 통해서 알듯이 아모스, 호세아, 미가, 이사야, 나훔, 스바냐, 예레미야, 하박국, 오바댜 등 여러 선지자가 있었습니다.

남유다도 북왕국에 비해 나은 편이었지 므낫세 이후로 쇠락의 길을 걸었습니다. 우상을 뒤엎고 회개하는 왕이 있었으나 신앙이 자손들에게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마치 다수의 방역 노력에도 불구하고 처신이 부주의한 사람들로 인해 코로나 사태가 계속 이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악한 왕이 끊이지 않음은 나라 전체가 이미 깊은 수렁에 빠져있음을 뜻합니다. '가물에 콩 나듯'이란 말처럼 어둠이 깊은데 의로운 왕이 나오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극심한 혼란 가운데 있던 북왕국은 혼란 속에 막을 내렸습니다. 남유다는 백여 년 더 오래 존속하였지만 패망했습니다.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생각하면, 혹자는 철저히 망하게 하신 하나님을 가혹하다고 여길 것입니다. 정치적 혼돈 속에 약자들이 겪었을 일, 학살, 굶주림, 강제 노역··· 패전국의 포로가 되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비참한 삶을 살았습니다.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런 일이 있기 전에 기회를 주셨다는 사실입니다. 선지자들은 하나님께서 가르쳐주셔서 이런 일을 예견하였습니다. 징벌이 임할 것을 경고했습니다. 여호와께서 느끼신 분노와 벌하실 내용을 전했습니다. 실현된다면 정말 두려운 일들을 전했습니다. 아마 못 들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선지자들이 괴로움을 당하였기 때문입니다. 백성 입장에서 흉한 일만 예언하니 듣기 싫고 화가 났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면 조롱당하고 험한 꼴을 보았습니다.

선지자들의 경고는 죄를 깨닫고 회개할 기회였습니다. 용서하실 수 있고 다시 사랑하시기 위해 허락하신 기회입니다. 만약 용서하실 뜻이 없다면 경고하실 일이 없습니다. 그냥 망하게 두시면 됩니다. 귀한 종을 보내어 수난을 당하게 하실 이유가 없습니다. 이사야는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며 꺼져가는 등불을 끄지 아니하고"라고 예언했습니다. 말해줘도 회개하지 않으며 바뀌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도 가만히 있지 않으셨고, 우리에게 종들을 보내셨습니다.

본서의 저자는 하나님을 떠난 이스라엘의 타락과 배교의 역사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무척 수치스러운 일인데도 말입니다. 하나님 앞에는 감출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내 수치와 죄악을 전부 아시는 분입니다. 잊으려 하고 감춘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부끄러워도 감수하고 그 앞에 전부 내놓고 용서를 빌어야 합니다. 회개만이 심판을 면하고 회복과 구원을 얻는 길임을 명심해야겠습니다.


  • 강병도 편저, 「호크마 주석」, 기독지혜사

'신학 가이드 > 성경 강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역대하 서론  (0) 2021.12.20
역대상 서론  (0) 2021.12.19
열왕기상 서론  (0) 2021.12.15
사무엘하 서론  (0) 2021.12.14
사무엘상 서론  (0) 2021.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