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성경 강좌

역대상 서론

이원범 2021. 12. 19. 12:15

역대기는 이전 책들에서 본 내용이 들어있어 또 읽어야 하나 하는 고민이 들게 합니다. 초반에는 아담에서 시작된 계보와 직무를 수행한 사람들 이름을 나열하는데 할애했고, 나머지는 다윗의 통치 관련 기록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 부분은 사무엘하에 나와 있는 내용과 비교해서 더 나은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 책이 왜 성경에 들어있나 하는 점은 우리가 고민할 문제가 아닙니다. 분명히 가치가 있으니 포함되었고, 그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저자는 바벨론에서 귀환한 이스라엘 공동체를 대상으로 이 책을 기록했습니다. 유대인 전통에 따르면 에스라가 저자라고 하는데 아마 그게 사실일 것입니다. 그는 제사장 가문의 후손이며 율법 학자입니다. 2차 귀환 때 수천 명의 사람과 예루살렘으로 왔습니다. 옛 땅으로 돌아온 그들은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그러나 기대한 만큼의 좋은 광경은 아니었습니다.

에스라는 타국에 거처하던 백성이 본향으로 돌아왔으니 이제 본래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기를 원했습니다. 그들은 먼 타국에서 살았어도 유다 백성이며 하나님의 선민입니다. 포로의 굴레에서 벗어나 과거의 영화로웠던 신정 국가의 일원으로 돌아와야 했습니다. 곧 육체뿐 아니라 영적 신분의 회복이 이루어져야 했습니다.

역대기는 그것을 중요한 과제로 삼아 백성들을 교육하기 위해 쓰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나라를 이룬 통일 왕국 시대에 관심을 집중합니다. 그 가운데서도 다윗의 기록은 신정 통치의 교과서 같았으며, 귀환 공동체가 회복해야 할 모델이었습니다. 따라서 다윗의 즉위와 언약궤 안치, 군사적 업적, 성전 건축 준비 등이 중점적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익히 아는 밧세바를 범한 사건이나 그에 따른 여러 가지 일은 생략되었습니다.

포로 출신인 귀환 공동체는 이전 세대와 다르게 뚜렷한 한 가지 신념을 가졌습니다. 그것은 절대 우상숭배에 빠지지 않으리라는 각오입니다. 그들이 제국에 포로가 된 것은 선조들의 죄 때문이었습니다. 자신들이 그 일에 대한 보응을 직접적으로 경험하였으니 뼈저리게 그 사실을 인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하나님만이 유일한 주인이심을 정신에 각인시키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그에 대한 증거는 신약이 이방 신에 관해 거의 언급하지 않는 데서 얻을 수 있습니다. 확실히 그들은 역사를 통해 배웠으며 지난날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인간은 지극히 작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자신이 엄청 대단한 줄로 압니다. 인간보다 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문명을 자신이 이룩한 것이라 믿습니다. 스스로 뭐든 할 수 있으며, 죄짓기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사람들 눈에만 안 걸리면 된다고 여깁니다. 거짓이 난무해서 정말 사람을 믿기 어렵습니다. 남에게 해 끼치는 일에 주저함이 없습니다. 코로나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았는데, 지금 세대도 좀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잘못을 깨닫지 못하면 매를 맞을 뿐이라는 것을.


  • 강병도 편저, 「호크마 주석」, 기독지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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