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 가이드/성경 강좌

히브리서 서론

이원범 2022. 4. 13. 18:31

히브리서는 저자가 누구인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1세기 후반 기독교는 로마로부터 박해에 시달렸습니다. 초기에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던 이유가 유대교와 연관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는데 둘의 차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히 드러났습니다. 게다가 유대교가 예외였지, 로마는 타종교에 관대한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그 후로 점점 노골적인 박해를 감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대대적인 박해는 로마 대화재 이후부터였습니다. 네로 황제는 화재로 인한 시민들의 공분을 교회로 돌렸습니다. 아무런 잘못도 없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씌운 것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맹렬한 비난과 함께 십자가형과 화형에 처해졌습니다. 로마의 도로마다 십자가에 달린 시체가 즐비했으며, 불에 타면서 나온 뿌연 연기가 하늘을 덮었습니다. 경기장에서는 맹수에게 산채로 물어뜯겼습니다. 나라가 제정신이 아니라 광기로 물든 집단 같았습니다. 바울과 베드로도 이때 순교했다고 전해집니다. 바울은 참수형을 당했고, 베드로는 십자가형에 처해졌습니다.

제국 안에서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밝히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행위였습니다. 거센 핍박은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을 찢어놓았습니다. 혹은 강하게 단련하였습니다. 안타까운 일은 너무 견디기 힘든 나머지 전에 믿던 유대교로 돌아가려는 조짐을 보였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들은 유대교에 몸담았었고 하나님을 섬기며 잘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굳이 믿음을 위해 고난을 자처할 필요는 없어 보였습니다.

비극의 소용돌이 속에서 십자가에 걸린 시체와 불에 탄 연기를 보며 두려워할 때, 저자는 "믿음의 주요 또 온전케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라고 권면합니다. 다른 위로보다 믿음의 대상인 그리스도께 집중했습니다. 그분이 누구신지, 얼마나 위대하신지 논증합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대제사장이십니다. 대제사장직은 본래 예수님으로부터 온 것입니다. 유대교로 돌아가는 것은 유대인 대제사장을 의지하겠다는 것인데, 그들은 자기 죄도 해결하지 못하는 부족한 존재입니다. 그들은 실질적으로 아무런 능력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보여주는 모형에 불과하니까요.

만약 이때처럼 기독교를 탄압하면 과연 믿음을 지킬 수 있을까 염려스럽습니다. 고난과 핍박은 우리를 좌절케 합니다. 믿음을 약화시킵니다. 믿음을 갖지 않았던 시절로 돌아가고 싶게 만듭니다. 그러나 믿음은 그 모든 것을 이겨내게 만듭니다. 고난이 너무 길고 약속이 안 이루어져도 기다리게 만듭니다. 기다림은 그리스도인들이 필수로 갖출 소양입니다. 어떤 성도는 소유를 빼앗기고도 기뻐하였다고 하는데 고난 중에 기뻐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기뻐하진 않더라도 나중에 더 큰 상급이 있을 것이므로 하늘나라 백성들은 소망이 있습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고난을 아는 사람입니다. 그는 평생 경주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헌신했지만, 로마인의 칼에 힘없이 쓰러졌습니다. 슬픈 일 같고, 왜 그를 버리셨나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 주님께서도 겪으셨던 일입니다. 죄인을 위해 인간이 되셨고, 하늘나라에서 받을 영광을 위해 십자가를 참으셨습니다. 그분을 본받기 위해 그리스도인이 된 우리는 고난을 두려워하지 말고 이겨야 합니다. 끝까지 경주해야 합니다. 설령 목숨을 잃더라도 손해가 아님을 확신해야 합니다.


  • 강병도 편저, 「호크마 주석」, 기독지혜사
  • 케네스 커티스, 「교회사 100대 사건」, 생명의 말씀사
  • 한양훈, 「대제사장 예수 그리스도」, 유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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