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호르 주석

누가복음 18

이원범 2024. 3. 3. 11:14

18:1~8 기도한 내용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낙심하지 말아야 할 것을 말씀하신다. 인간의 마음은 즉시 일이 해결되지 않으면 힘들어하고 쉽게 무너져 내린다. 그래서 하나님을 원망하고 자신에게 관심이 없으신 줄 생각한다. 여기서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은 하나님께서 기도를 안 들으시거나 무관심하신 것이 아니다. 그저 우리가 원하는 때가 아닌 주권적으로 정한 때에 일을 이루시는 것이다.

18:2 neither feared God nor respected man. 씁쓸한 일이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형이다.

18:3 힘없는 과부의 청은 거만한 재판장 입장에서 아무런 득이 안 되는 하찮은 일이다.

18:7 과부의 끈질긴 요청이 불의한 재판장에게 상달되었다면, 공의로우신 하나님은 얼마나 더 확실히 간구에 응답하시겠는가. 응답의 시간은 길다면 길고 모든 것을 포기할 마음이 들기도 한다(약 1:6). 간혹 때가 더디게 임하는 이유로 사람이 원인으로 지목될 수 있다. 하나님의 경륜 가운데 변수를 만들어 내는 유일한 요소가 사람이다(막 9:19). 곧 내가 지체시킬 수 있고 누군가로 인해 그렇게 될 수 있다.

18:8 speedily. 우리가 생각하는 '속히'와 뜻이 많이 다름을 알아야 한다(벧후 3:8). 하나님의 관점에서 이것은 우리 개념에서 매우 늦다고 여기는 것과 같을 수 있다. 하나님은 영원을 사시는 분이며, 우리는 짧은 인생을 사는 자들이다. 당연히 그에 따른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18:9~14 이 비유는 착각에 사로잡힌 위선자들에게 실상을 알리려 하심이다. 비유에서 바리새인은 보통 사람들처럼 토색, 불의, 간음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기도한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칭찬할 일은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죄인이 아닌 것은 아니다. 구별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들이나 바리새인이나 죄인이라는 점은 같다. 그런데 세리는 자신의 죄를 깨닫고 회개했지만, 바리새인은 교만하여 자기 의를 드러내고 있다. 결과적으로 하나님께 인정받는 자는 회개하여 깨끗해진 자다(계 7:14). 죄를 덜 짓는다고 자만하는 자는 비교적 덜 지저분한 죄인일 따름이다.

18:12 fast twice a week. 율법에서 금식을 규정한 날은 일 년에 한 번 속죄일뿐이다(레 16:29~31, 23:27). 지나친 금식은 자칫 몸의 건강을 해칠 수 있으며 율법을 주신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 tithes of all that I get. 십일조는 얻은 소득이 전부 하나님께로 말미암았음을 인정하는 행위로, 주께서 명하신 일이니 지켜야 함이 옳다(레 27:30~33; 신 14:22~29). 그런데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율법을 지킴으로 의롭게 될 사람은 없다는 점이다(갈 2:16).

18:13 죄를 부끄러워하고 애통하는 회개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는 자기 의를 한껏 뽐낸 바리새인과 다르게, 멸망하게 된 자신의 처지를 알고 절박한 심정으로 용서를 갈구하였다.

18:14 justified. 이것을 위해 바리새인이 취한 방식은 율법을 완전히 지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가 목표한 바에 도달할 수 없는 이유는 이미 날 때부터 죄를 가졌을뿐더러 알지 못하는 사이에 죄를 계속 짓기 때문이다(시 51:5; 롬 3:23). 반면에 세리는 수시로 율법을 거스르며 살았을 것이고 그래서 죄의식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 점이 득이 되어 회개로 인도되었고 의롭다 함을 얻은 것이다.

18:15~17 일반 성인의 입장에서 어린아이는 귀찮고 성가신 존재로 여겨진다. 제자들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였다. 세상 나라는 어린이가 인정받지 못하는 나라다. 반면에 하나님 나라는 의의 나라요 세속의 더러운 때가 비교적 덜한 어린이에게 열려있는 곳이다.

18:18 Good Teacher. 호의적으로 인사하였지만 숨은 의도가 있어 보인다. 아마도 예수님께서 자신에 대해 좋게 평가해주길 바란 것 같다.

18:19 Why do you call me good. 예수님이 선하신 분이라는 말은 옳다. 다만 관리가 가진 개념 속에 '선'이라는 것이 매우 부정확한 형태로 자리 잡고 있어서, 이를 바로 잡으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엄밀한 의미에서 선은 오직 하나님께만 돌릴 수 있는 고귀한 속성이다. 율법을 정확히 따르려는 사람에게라도 선하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

18:22 Sell all that you have. 예수님은 관리가 한 대답에 대해 부정이나 긍정을 표하지 않으신다. 다만 그가 천국을 소유할 자격이 있는지 단도직입적으로 시험하고 계신다. 재물의 유용성은 땅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으로, 영생을 바라는 사람에게 집착할 대상이 아니다.

18:23 시험을 통해 그는 믿음을 가진 자가 아님이 드러났다. 참된 믿음은 소유가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순종을 위한 결단에 망설임이 없다(약 2:26).

18:25 a camel to go through the eye of a needle. 과장된 표현으로 말씀하신 듯 하지만, 사실상 인간의 구원이 재물로 인해 얼마나 위태로울 수 있는지 보여준다. 하나님이 주신 믿음은 택자를 능히 구원에 이르도록 인도하여 줄 것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재물이 장애물이 되어 많은 부분을 망쳐놓을 수 있다(왕상 11:3).

18:27 What is impossible with man. 구원에 관계되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죄 사함만이 유일한 구원의 수단인데, 이것도 믿음의 역사를 통해 회개가 터져 나와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은 구원이란 측면에서 철저히 의존적일 수밖에 없고, 자신의 선택이나 노력이 아닌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게 된다(행 15:11; 롬 11:6; 고전 15:10; 엡 2:5).

18:29, 30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하는 행위는 하늘에서 택함 받은 자가 아니면 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점은 중대한 결정을 앞두고 있을 때 기도로 주님의 뜻을 여쭤봐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에 쓰여있다고 곧이곧대로 실행하면 말씀을 절반만 들은 것이다. 말씀의 적용은 사사로이 하면 안 되고 성령님의 가르침을 받아야 한다(벧후 1:20).

18:31~34 그동안 여러 차례 예고된 바 있으며(5:35, 9:22, 43~45, 12:50, 13:32, 33, 17:25), 여기서는 상세한 내용이 추가로 붙었다. 그러나 깨닫기에는 아직 이르다.

18:35 Jericho. 예루살렘까지 가는 행로에 놓인 마을이다. 기원후 1세기 당시에는 복수의 여리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구약에 기록된 성읍을 말하고, 다른 곳은 헤롯 대왕에 의해 세워진 성읍이다.

18:38 Son of David. 메시아에 대한 호칭으로 자리 잡은 표현이다. 사 42:6, 7은 그가 언약의 복을 가져오시며 눈먼 자들의 눈을 밝히실 것이라 예고하여 맹인들이 기대하게 하였다.

18:42 your faith has made you well. 말씀하신 바 그대로 예수님은 그의 믿음을 보시고 눈을 고쳐 주셨다. 믿음을 소유한 자만이 하나님의 기적을 끌어낼 수 있다(7:9, 50, 8:48, 17: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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