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138

98장 세례를 받으시다

요한으로 말미암은 회개의 세례는 유대 사회에 새로운 영적 흐름을 일으키고 있었다. 세례가 베풀어지는 요단 강가 베다니에는 여호와 앞에서 자신을 깨끗이 하려는 자들의 모임 장소가 되었고, 영적인 목마름이 채워지는 곳이었다. 많은 유대 백성들은 요한에게 큰 관심을 보이며 그를 따랐다. 그러나 이를 달갑지 않게 여기는 자들이 있었는데, 유대 사회에서 권력과 명예를 함께 거머쥐고 있던 예루살렘의 종교 지도자들이었다. 그들은 종교계의 부패를 고발하며 회개를 촉구하는 요한이 눈엣가시처럼 거슬렸다. 속으로는 그를 매우 미워하면서도 민중의 시선을 의식하여 드러나게 적의를 표하지는 않았다. 어느 날 다수의 종교 지도자들이 세례가 베풀어지고 있는 요단 강가로 시찰을 나왔다. 그들의 옷은 색감이 화려하며 땅에 끌릴 만큼 길..

언약 내러티브 2021.06.26

97장 두 소년

오래 지나지 않아 헤롯은 죽었고, 요셉의 가족은 천사의 인도를 받으며 고향 유대로 돌아왔다. 당시 유대는 부왕 헤롯 못지않게 잔혹하다는 아켈라오에 의해 다스리고 있었다. 요셉은 유대에 머물기가 두려워, 헤롯의 다른 아들인 안티파스가 다스리는 갈릴리 나사렛으로 거처를 옮겨 그곳에서 살게 되었다. 예수께서 열두 살이 되던 해, 유월절이 가까웠다. 당시 유대인들은 매해 첫째 달 14일을 유월절로 지키라는 율법에 전통을 충실히 지키고 있었다. 이는 언약의 요구를 무시한 대가로서 나라가 망하고 외세에 억압당한 때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던 연유였다. 그때 이후로 분명 그들은 이방신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예루살렘에서 유월절 절기를 철저히 지키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요셉 역시 하던 일을 멈추고 마리아와 아이들을 데..

언약 내러티브 2021.06.26

96장 동방 박사들

먼 이국 동방에서 별을 관찰하는 학자들이 예루살렘성 헤롯의 궁정을 찾아왔다. 헤롯이 방문자들을 반겼다. “오신 걸 환영하오. 내가 유대를 다스리고 있는 헤롯이오. 어디 멀리서 오신 것 같은데, 이곳에 오신 용건이 무엇입니까?” “만나 뵙게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저희는 그저 밤하늘과 별들의 운행을 관심 있게 살피는 자들일 따름입니다. 왕께서는 왕의 탄생을 알리는 큰 별이 유대 땅 위에 머물러 있음을 아시는 지요, 저희는 동방에서 그 별을 보고 왕께 경배하려고 순례를 왔습니다.” 뜻밖의 소식에 헤롯은 당혹감을 느꼈다. “그런 이야기는 처음 전해 듣소.” “왕이시여, 한 가지 여쭈어봐도 될는지요?” “말해보시오.” “혹시 이 성에 새로 태어난 아기가 있습니까?” “없소만.” 동방에서 온 학자들은 서로 얼굴을..

언약 내러티브 2021.06.26

95장 메시아 탄생

로마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명령으로 제국 전역에 인구조사가 실시되었다. 로마법에 따르면, 각 주민은 그들의 출생을 관할하는 도시에 가서 호적을 등록해야 했다. 요셉과 마리아는 갈릴리 나사렛에 거주하고 있었지만 출생지는 베들레헴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두 사람은 우선적으로 베들레헴을 방문해야만 했다. 요셉은 임신 중이라 거동이 불편한 마리아를 나귀에 태우고 고향 베들레헴으로 떠났다. 막상 도착해서 보니, 베들레헴의 작은 동네는 외지에서 온 사람들로 심히 붐비고 있었다. 어둠이 점점 깊어져 가는데, 집들마다 벌써 사람들로 가득 차서 묵을 수 있는 방이 없었다. 한참이나 발품을 팔며 수고한 끝에 요셉은 겨우 하늘만 가릴 수 있는 허름은 방을 구할 수 있었다. 마침내 해산할 기일이 되어 마리아는 아들을 낳았다. 그..

언약 내러티브 2021.06.26

94장 수태고지

4백 년의 시간이 흘렀다. 강대했던 페르시아 제국은 뒤이어 발흥한 헬라 제국에 의해 통합되었고, 헬라 제국은 그리스의 수준 높은 문화과 헬라어를 남기고 로마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이 시기의 로마 제국은 유럽, 그리스, 소아시아, 북아프리카를 아우를 만큼의 방대함을 자랑했다. 그로 인해 전쟁이 그치고 평화의 시대가 도래했다. 각 식민지는 로마 황제로부터 인준을 받은 총독들에 의해 다스려지며 로마 정부에 세금을 바쳤다. 유대에도 로마로부터 총독이 파견되었으며, 자수성가한 에돔인 헤롯의 영토에 포함되어 공동으로 다스려지고 있었다. 유대 왕 헤롯이 다스리던 때, 유대 마을에 사가랴와 엘리사벳이라는 부부가 살고 있었다. 사갸랴는 제사장이었으며, 아내 엘리사벳은 아론의 계열로 역시 제사장 가문의 사람이었다. 이 부..

언약 내러티브 2021.06.26

93장 귀향

키루스가 바빌론으로 입성할 당시, 주민들은 그를 해방자로 여기며 환영하였다. 그는 아량이 넓은 사람이었고 백성의 민심을 얻어서 나라를 다스려가길 원하여, 군병들이 점령한 성읍 주민들을 해하거나 약탈을 하지 못하도록 금했다. 또한 주민들의 종교적 자유를 허용하고 공포나 위화감을 주지 않도록 하게 했다. 키루스 재위 1년에 유다 자손들을 향한 그의 칙령이 공포되었다. 페르시아 왕 키루스가 선포한다. 여호와 하늘의 하나님께서 내게 지상의 모든 나라를 주셨다. 또 내게 명령하여, 유다에 있는 예루살렘에 그분을 예배할 성전을 짓게 하셨다. 여호와의 백성에 속한 사람들은 모두 돌아가라.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와 함께하시기를 빈다. 페르시아 왕의 선포로 유다 백성들은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이..

언약 내러티브 2021.06.26

92장 벽에 글씨가 새겨지다

느부갓네살의 공헌으로 바빌로니아는 고대 근동을 아우르는 세계 제국으로 우뚝 섰다. 수도 바빌론은 세계 어느 도시와도 비할 수 없을 만큼 바빌로니아의 발전상을 여실히 드러냈다. 이는 느부갓네살의 위대함 때문이 아니었다. 그의 권세와 지위는 전적으로 여호와께로부터 난 것이었다. 또한 그의 나라는 근동의 여러 나라들을 심판하기 위한 여호와의 도구에 불과하였던 것이다. 여호와께 쓰이는 동안 바빌로니아는 승승장구하였다. 하지만 그들이라고 해서 여호와의 공의로우신 통치 바깥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 역시 지은 죄악으로 인한 형벌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오래전 선지자 이사야는 장차 한 왕이 세계 권력의 왕좌에 오를 것을 예언한 바 있었다. 여호와는 메디아 왕국의 속주 페르시아를 강성하게 하셨다. 페르시아의..

언약 내러티브 2021.06.26

91장 멸망한 도성

시드기야 재위 9년 열째 달에, 바빌로니아 왕 느부갓네살이 그의 전 병력을 이끌고 와서 예루살렘을 포위했다. 외세의 침략을 연이어 받아온 유다 왕국은 국고가 바닥을 보였고 양식 수급조차 원활하지 않아, 오래 버티는 것은 무리였다. 여호와께서 정하신 심판의 날이 가까이 다가온 징조였다. 예레미야는 피골이 상접하고 쇠약해진 몸이 되어서도, 보이는 자들에게마다 여호와의 말씀을 외쳤다. “여호와의 말씀이오. ‘이 성읍에 머무는 자는 누구든지 죽음일 당할 것이다. 칼에 찔려 죽거나, 굶어 죽거나, 병들어 죽을 것이다. 그러나 바빌로니아 사람들에게 투항하면 목숨은 부지할 것이다! 이 도성은 반드시 바빌로니아 왕의 군대에게 멸망당할 것이다.’” 유다의 고관들은 듣기 싫은 소리를 밤낮 외쳐대는 예레미야에게 질력이 났다..

언약 내러티브 2021.06.26

90장 물웅덩이

전시 상황이 종료되면서 유다 백성들은 예루살렘과 각 성읍 사이를 왕래하였다. 바빌로니아가 지나고 간 자리의 상흔은 역력했다. 가옥들, 밭과 농지, 포도원이 불타거나 파괴되어 절망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바빌로니아가 언제 다시 쳐들어올지 알 수 없었지만, 생존을 위해서라도 그들은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재건해야만 했다. 그 무렵 유다 각 성읍에는 예레미야에 관한 여론이 극도로 악화되어 그가 바빌로니아와 내통하고 있다는 거짓말까지 나돌았다. 바빌로니아에 대해 상당한 적개심을 품고 있던 백성들은 예레미야에 대해서도 심한 반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예레미야는 개인적인 일로 베냐민 땅을 방문했다. 그가 성문에 이르렀을 때, 수문장이던 이리야가 물었다. “누구인지 이름을 말하시오!” “저는 예레미야라..

언약 내러티브 2021.06.26

89장 어둠 속에 갇힌 자

느부갓네살은 여호야김의 아들 여호야긴을 왕위에 세웠으나, 역심을 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하에 그를 폐위시키고 그의 삼촌 시드기야를 왕위에 세웠다. 시드기야는 바빌로니아와의 봉신으로써 8년간 조공을 바쳤다. 그러다 이집트에 마음이 기울어 있는 신하들과 거짓 선지자들의 충동으로 인해, 독립을 선언하고 이집트 쪽으로 돌아섰다. 그러자 바빌로니아 왕이 그의 군대와 동맹군과 소집 가능한 병력을 총동원하여 예루살렘과 그 주변 성읍들을 전면적으로 공격해 왔다. 그들은 유다 전역을 폐허로 만들고 예루살렘을 포위하였다. 줄곳 평안을 외쳐오던 거짓 선지자들은 기세가 약해져 어디론가 숨어버렸다. 시드기야는 홀로 남은 다윗 성에서 항전하였으나, 상황은 매우 어렵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는 곤혹스러워하며 대신들에게 말했다. “금방..

언약 내러티브 2021.06.25